펫토피아

 <제 5화 유기동물 이제 그만!…반려동물 등록하셨나요?>

 얼마 전 한 젊은 여성이 유기견이라며 강아지를 병원에 데리고 왔다. 작고 귀여운 몰티즈였다. 미용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외모는 매우 깔끔했다. 집에서 가출한지 얼마 되지 않는 강아지로 보였다.

이처럼 거리에 돌아다니는 개들은 나이가 많아서, 병에 걸려서, 울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서, 유학이나 결혼 등 더 이상 키울 환경이 되지 않아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보호자로부터 버림을 받았거나 혹은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해 잃어버리거나 가출한 경우다. 

이런 유기·유실동물 숫자는 2015년 대비 2016년에 9.8%가 증가했으며, 이들 유기동물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자연사 하거나 주인을 찾지 못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다.

유기동물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처음 입양할 때 평생 함께 한다는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 평소 집안 현관 앞 중문 또는 울타리, 창문의 방묘문을 설치하고 산책 시에는 인식표 및 목줄을 착용해야 한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동물보호와 복지를 위한 동물보호법 강화와 실천 의지가 중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08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4년부터 ‘반려동물등록제’를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반려동물등록제는 반려동물의 등록·관리를 통해 소유주의 책임을 강화하고, 잃어버린 동물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유기동물의 수를 줄이고, 동물전염병 등의 방지를 통해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반려동물등록 대상은 주택이나 준주택, 주택 외의 장소에서 반려의 목적으로 키우는 3개월 이상 된 강아지다. 가까운 동물병원이나 지정된 동물등록업체에서 반려동물 체내에 마이크로칩을 주사해 리더기를 통해 식별할 수 있도록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마이크로칩) 삽입’ 하거나 목걸이 안에 마이크로 칩이나 등록번호를 넣어 리더기로 조회하는 ‘무선식별장치 장착’, ‘등록 인식표 부착’ 등의 방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그중 체내에 넣는 마이크로칩과 칩이 내장된 목걸이가 주로 사용된다. 

만약 반려견을 잃어버리면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 상의 동물 등록정보를 통해 소유자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유기견 발생을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 등록은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 상의 동물 등록정보를 통해 소유자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유기동물 발생을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News1

반려동물 소유자의 책임 의식을 높이고 무책임하게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까지 유명무실한 제도가 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 유기된 반려동물은 총 46만여 마리에 이른다. 이 중 개는 연도별로 ▲2012년 5만 9168마리 ▲2013년 6만 2119마리 ▲2014년 5만 9180마리 ▲2015년 5만 9633마리로 등록제 시행에도 불구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처럼 좋은 취지의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는 몇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위법 행위에 대한 제재가 부족하고, 개만 적용되고 고양이는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동물등록제도를 아무리 안내해도 사람들은 자신의 강아지는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이크로칩을 동물의 몸 속에 넣는 것이 문제라는 근거 없는 악성루머와 보호자들의 걱정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동물보호 명예경찰 제도 실시, 교육 강화 등 홍보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병원을 찾아 온 한 보호자의 실제 경험은 ‘내장형 무선식별장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택배가 도착해서 잠깐 현관문을 열어둔 사이 반려견이 가출을 했는데 몸 속에 마이크로칩이 삽입돼 있어 보호자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 시대, 올해부터는 반려동물의 등록을 자신의 거주지 외에도 전국 시군구 어디에서도 할 수 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등록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자신의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한 번 더 상기시키고, 이를 통해 반려동물을 보호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제 4화  '똑똑' 모닝노크는 생명의 소리>

 최근 우리사회에서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해소되고 있는 듯하다. 특히 TV 광고나 드라마 속 ‘애교 만점’ 고양이 모습이 자주 비춰지면서 그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인구가 예전엔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폭 넓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이런 고양이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길고양이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13년 서울시 강동구에서 처음 시작된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사업이 올해 초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이어져 많은 길고양이들이 추위와 굶주림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해 한국고양이수의사회와 서울시 그리고 지역 캣맘들이 함께 실시했던 ‘TNR(포획-중성화수술-방사) 데이’ 프로그램은 중성화를 통해 인도적으로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줄임으로써 민원 해소와 주민들 사이 분쟁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길고양이 대한 편견이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주변에는 보호받지 못하고 거리에서 짧은 생을 마감하는 길고양이들이 더 많다.

우리나라 길고양이들의 평균 수명은 2~3년 정도다. 거리 생활로 요즘 같은 강추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길고양이들의 겨울나기는 말 그대로 처절하다. 

자연에서 태어난 야생동물들은 그들만의 생존 방식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눈 덮인 산속에서도 먹이를 구하거나, 더위와 추위를 피할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반면 도시에서 태어나 생활하는 길고양이는 먹이를 구하기 어렵고, 추위와 더위를 피해 몸을 숨길 공간조차 찾기 힘들다. 특히 어린 새끼 고양이의 경우 도시 생활은 더욱 혹독하다.


올해 초 국회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 모습. © News1

요즘 같은 한겨울, 길고양이들은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을 찾아 헤맨다. 지하 주차장이나 주차된 자동차 엔진룸은 길고양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다. 

특히 시동이 바로 꺼진 자동차 엔진룸은 따뜻한 열기가 남아 있어 길고양이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오랫동안 머무르곤 한다. 

때문에 아침 출근 시 엔진룸 확인 없이 시동을 걸고 운전할 경우 고양이의 생명은 물론 차량에도 큰 손상을 줄 수 있다.

혹시 고양이가 엔진룸에 들어가 생길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간단한 방법이 있다.

바로 ‘모닝노크 캠페인’에 동참하는 것이다. 모닝노크란 시동 전 차량의 엔진룸을 ‘똑똑’ 노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추위를 피해 엔진룸 속에서 잠들어 있는 길고양이를 깨워 고양이의 안전사고와 차량 훼손 등을 방지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주요 실천 요령으로는 ▲자동차를 타기 전 엔진룸 가볍게 두드리기 ▲차 문을 크게 닫기 ▲좌석에 앉은 후 크게 발 구르기 ▲경적 울리고 시동 걸기 등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에는 여러 생명체가 공존한다. 공존이란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나 현상이 함께 존재함’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의 사전적 의미가 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세상이라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상생을 위한 작은 실천을 하는 게 어떨까. 인간이나 동물, 두 생명의 무게는 다르지 않으니까.

<제 3화 AI사태.달걀 값 폭등 해결위해 필요한 것>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고객이 달걀을 구매하고 있다.  새해 초부터 추가 인상된 달걀 가격은 한 달 새 가격이 무려 31.4%가 급등했다./뉴스1 © News1

지난해 말 발생한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3일 기준 살처분된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3033만 마리를 넘어섰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초 6080원이었던 달걀 30개들이 한 판 가격이 새해 초부터 추가 인상돼 한 달새 가격이 무려 31.4%가 급등하는 등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의심신고가 줄어드는 등 이번 AI 사태가 소강상태로 접어들고는 있지만 국내에서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가축 전염병들이 미치는 경제적 피해는 어느 정도 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은 '역대 최고 속도의 조류인플루엔자 확산과 경제적 피해' 보고서에서 이번 AI사태로 인해 최대 1조4769억원의 피해액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수의 관련 업종과 달걀 유통업까지 포함하면 전체 피해액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 2011년 구제역 사태로 살처분된 가축은 돼지 330만마리, 소가 15만마리 등 총 346만마리에 달했다. 사육 돼지의 33.4%, 사육 소의 4.5%가 땅 속에 묻힌 것이다. 정부가 추정한 가축 살처분에 따른 피해액은 약 3조원에 달한다.  

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인한 관광업 피해규모가 적어도 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으며, 파급효과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천문학적인 수치라고 밝혔다.

사람들이 가축 전염병을 더 걱정하는 이유는 아마도 인수공통전염병 때문일 것이다.

인수공통전염병은 동물과 사람이 함께 감염될 수 있는(동물에게서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는) 전염병을 의미한다. 광견병, 일본뇌염, 결핵, 브루셀라, 조류인플루엔자, 메르스, 사스, 에볼라 등 약 150종 이상의 인수공통전염병이 있다.

인수공통전염병이 특히 위험한 것은 국가간 교류가 늘어나고 신병종 감염체 출현이 증가하면서 인수공통전염병의 발생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신종 감염병 중 약 60%가 인수공통전염병이다.

지방의 한 산란계농장에서 AI가 발생으로 닭과 달걀, 사료 등을 매몰처리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20년간 사람에게 발생한 신종 전염병 중 60%가 인수공통전염병일 정도로 인수공통전염병의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며, 이중 75% 이상이 야생동물에서 유래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인수공통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이 아닌 사전에 근본적인 예방이 필요하다. 

그만큼 동물복지의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동물의 건강을 위해 동물복지에 신경 쓰고 투자하는 것은 동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람과 생태계의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동물이 건강해야 사람이 건강하고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보편화된 공장식 축산농장은 동물들의 면역력을 약하게 하고, 유전자의 돌연변이 가능성을 높인다. 

유전자 변형은 이종간 감염을 일으키는 인수공통전염병의 전파로 이어지고, 감염된 동물들을 무분별하게 살처분하면 이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와 축산 유통구조의 차질로 결국 서민 장바구니를 가볍게 만들고 한숨만 증가시킨다.

농림축산식품부내 축산 진흥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방역과로는 현재의 동물 방역 사태를 막을 수 없다. 축산 업무를 담당하는 축산국과 방역을 담당하는 방역국의 조직개편을 통해서 국가 방역 시스템을 완성해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사람복지도 잘 되지 않는 나라에서 무슨 동물복지를 말하느냐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시기상조 아니냐고 한다.

하지만 최근 달걀 값 폭등사태를 보면서 동물복지 향상이 경제문제와 직결되고, 사람들의 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제 2화 고양이 '반이'가 미소를 되찾은 이유>

고양이(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중 하나다. 사람의 경우 사랑니 하나만 아파도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고양이에게 하나가 아닌 전체 이빨에 충치가 진행하고 있다면 과연 어떨까.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아홉살 암컷 샴고양이 '반이' 이야기다.

평상시 사료를 잘 먹던 반이가 잘 먹지 못하고, 침을 흘리며 얼굴을 앞발과 방바닥에 비비는 이상 행동을 보이자 보호자가 병원엘 데려왔다. 일주일 동안 사료도 잘 먹지 못했다고 했다.

입을 열어 구강 검사를 해보니 치아에는 치석(플라그)이 심하게 끼어 있고, 구내염과 목구멍염 역시 진행 중이었다.

조직검사와 백혈병 검사, 면역부전바이러스 전염병 키트 검사, 항체검사,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반이는 고양이 만성구내염LPGS(Lymphocytic Plasmacyticc Gingivitis Stomatitis)으로 진단됐다. 플라그가 잇몸에 염증을 일으킨 병이다.

치아에 이상이 있는 고양이들은 유난히 입 냄새가 심하게 나며, 사료를 씹을 때 아파하거나 삼키는 게 어려워 먹다가 도로 뱉는 등 음식물을 잘 먹지 못한다.

또 과다한 침 분비와 혈액이 묻은 침을 흘리기도 하며, 플라그가 더 심해지면 잇몸이 녹아 치근이 노출되고 뼈가 녹아내리는데 이로 인해 심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이상 행동을 보이기까지 한다.

이밖에 치아에 있는 세균들이 혈액의 흐름과 함께 전신장기로 퍼져 심장, 간, 신장, 관절에도 심각한 질병을 일으킨다. 

고양이 치아는 생후 2~3주에 젖니(26개)가 나오고, 4개월부터 서서히 이갈이를 시작해 5~6개월에 마치고 영구치(30개)가 완성된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3년령 이상의 고양이 2/3 이상이 치과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치아흡수성병변(FORL)과 만성구내염(LPGS)이 주로 많이 발생한다. 

FORL는 고양이 치아가 녹는 치아 흡수성 병변으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대체로 칼리시 바이러스 감염과 플라그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고양이의 33%가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LPGS는 면역 매개성 질병으로 입안의 플라그가 알레르기원으로 작용해 잇몸과 구강내 염증을 일으킨다.

평상시 치아 장난감으로 놀아주거나, 치약을 이용 양치질을 해주거나, 정기적인 치석 제거를 통해 예방을 해줘야 한다.

만약 질환이 발생하면 면역 억제 약물요법과 치아에 플라그가 달라붙지 않도록 모든 치아를 발치하게 된다. 발치한 경우 약 80%는 완치가 되지만 20%는 증상이 지속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와 약물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고양이 치과 질환의 예방법으로는

첫째, 예방접종을 통한 전염병관리 
둘째,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해 구강검진
셋째, 치과 용품이나 장난감을 사용
넷째, 매일1회 칫솔질
다섯째, 치석제거를 통한 플라그 제거 등이 있다.

그런데 갑자기 칫솔질을 시작하면 고양이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이빨 닦기를 놀이로 인식할 수 있도록 4주 정도 시간을 두고 다음과 같은 단계별로 따라 해보는 것이 좋다.

먼저 고양이 치약은 치킨맛이나, 연어맛 등 여러 종류의 치약이 있는데 고양이가 좋아하는 치약을 선택한다.

손가락에 치약을 묻혀 앞쪽 이빨에 부드럽게 문지른다. 치약에 익숙해졌다면 다음 차례는 거즈에 치약을 묻혀 손가락을 이용 잇몸을 마사지 해준다.

다음 단계로 면봉을 이용하고, 마지막으로 칫솔을 이용해 양치질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건강한 치아를 위한 양치질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유치때부터 시작하고, 사람처럼 매일 하고, 놀이로 인식시키면서 즐겁게 닦아 주는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진 것처럼 반려동물들 또한 의료기술의 발달과 환경의 변화로 평균 15년이상 함께 살 수 있다. 그 만큼 평상시 구강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다.

특히 평상시 증상이 잘 관찰되지 않는 치과 질환은 보호자의 관심이 더욱 중요하다. 

전체 발치를 진행한 반이는 치유가 잘 되어 평상시 고통을 호소한 찡그린 얼굴이 아닌 환한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김재영 태능동물병원 원장

<제 1화 새끼고양이 노리 와의 이별..>

새끼고양이"노리"

전염성 복막염에 걸린 노리의 엑스레이 사진.(© News1

김재영 원장과 스물 세 살짜리 반려묘 밍키. © News1

[김재영 원장의 펫토피아] 새끼고양이 '노리'와의 이별
편집자주 김재영 태능동물병원장이 '펫토피아' 코너를 연재한다. 김 원장은 현재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회장을 비롯, 대한수의사회 부회장·의료봉사단장·동물복지위원장, 국회동물복지포럼 자문위원, 강원대학교 수의학과 연구교수 등 수의사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특히 2005년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낸 '길고양이 보호에 관한 제안서'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김재영 원장의 펫토피아' 코너에서는 김 원장이 그동안 동물보호와 복지를 위해 발벗고 나선 각종 현장과 임상에서 만난 다양한 경험을 소개한다

수의사로서 동물들의 질병 치료에 더 주안을 두는 직업인으로서 보호자들이 반려동물과 이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어느날 아침, 두 달 동안 투병 중이던 스코티시폴드 고양이 '노리'(암컷)가 아침부터 심한 발작을 한다는 전화를 보호자로부터 받았다.

노리는 집에서 키운 '포리'가 낳은 아이로, 예쁜 솜털이 난 6개월 된 새끼고양이다.

노리는 지난 10월31일 처음 밥을 먹지 않고 구토를 한다며 병원에 찾아왔다. 진찰을 해보니 다른 애들보다 몸이 따뜻했다. 고양이의 정상 체온은 38.5~39도인데 노리는 41도였다.

고양이들은 체온이 높으면 1차적으로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노리의 경우 잘 먹지 못하면서 복부가 부풀어 오르고 뼈가 앙상할 정도로 말라보였지만, 뛰어 놀거나 변도 정상으로 보고, 구토도 안 해 보호자는 큰 병일 거란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엑스레이와 초음파, 혈액검사와 복막염 항체 검사를 한 결과 전염성 복막염이란 진단이 나왔다. 고양이의 전염성 복막염은 다른 질병에 비해 진단하기 까다로운 질환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병원균이 많은 고양이는 구토나 설사 등 단순 소화기 질환 증상만 보이지만, 스트레스나 환경 변화, 면역체계 변화에 의해 악성인 전염성 복막염으로 발전하면 아주 치료가 어려운 무서운 병이 된다.

전염성 복막염은 건성과 습성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건성 타입의 경우 최대 2~3년은 생존하지만, 습성타입이면 신경 증상과 함께 온 몸이 노래지는 상태가 되면서 두 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죽어간다. 현재는 치료약조차 없다.

노리의 보호자는 20대 초반의 젊은 남성인데, 아픈 아이를 보면 금방 눈물을 흘릴 뿐만 아니라 '차라리 대신 아팠으면'하는 마음이 느껴질 정도로 고양이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전염성 복막염 진단 후 정기적으로 수명연장 치료를 진행했지만 노리는 일어나지 못했고, 식욕도 전혀 없고, 신경증상으로 발작증상이 심해져서 결국 안락사를 위해 다시 병원을 찾아왔다.

전염성 복막염은 주로 두 살 미만의 어린 고양이에게 발병하는데 여러 마리를 사육하는 곳, 입양 후 또는 중성화 후 스트레스 환경에서 발병할 수 있는 병이다.

복부가 갑자기 팽만하거나 호흡이 곤란해지고, 눈에 포도막염이나, 신경계증상(발작이나 운동실조), 피부가 노래진다든지, 체중감소가 심한 경우, 미열이 4일 이상 지속하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